유전 또는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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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2-04-21 17:33 조회1,166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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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신체적 질환 및 정신적 질환은 가족 내에서 유전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정신장애들 중의 대표적인 질환인 조현병(Schizophrenia)의 경우에는 아래의 표에서 나타나듯이 100% 똑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한 명이 조현병에 걸렸을 때 다른 한 명에게 조현병이 발생할 확률은 50%이며, 유전자의 50%가 똑같은 이란성 쌍둥이의 경우 발병율이 20%, 유전자가 25% 똑같은 손자손녀의 경우에는 5% 정도가 된다.
러시아 유전학자인 Dmirty Belyaev는 유명한 실험을 통해 유전에 대한 증명을 하였다. 그는 130마리의 야생여우를 철창에 가두고 가장 잘 적응하는 여우들을 대상으로 짝짓기를 시켰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이들의 새끼들에게도 반복하였다. 20년이 지난 후에 여우들은 가축화되었으며 40년이 지난 후에는 말 그대로 가정용 애완동물이 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길들여진 여우의 뇌는 야생여우보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스트레스 호르몬)이 덜 생산되었으며 세로토닌은 더 많이 생산된다는 점이다.
우리의 성격(별난, 인색한, 사교적인, 민감한 등등)이 환경보다 우리의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Bouchard는 함께 살았거나 떨어져서 살았던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연구를 하였는데 함께 살았든 떨어져서 살았든지에 관계없이 일란성 쌍둥이가 이란성 쌍둥이 보다 더 성격이 유사하였다. 바꿔 말하면 떨어져서 살았던 일란성 쌍둥이가 함께 자란 이란성 쌍둥이보다 더 성격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성격적인 성향은 환경보다 유전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 가지 예로 아래의 사진에 있는 두 사람은 생후 5일째에 떨어져서 다른 집에서 길러졌다. 한 사람은 브루클린, 다른 한 사람은 뉴저지에서 자랐다(우리나라로 치면 부산과 대구 정도의 거리가 될 듯하다). 이 둘은 31세가 되었을 때 처음으로 다시 만났는데 두 사람 다 소방관이었으며 미혼이었고 콧수염을 길렀으며 금테안경을 끼고 있었다. 이들은 비슷한 습관을 가지고 있었을 뿐만아니라 비슷한 농담에 빵 터졌고 비슷한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평생을 다른 환경에서 자랐다. 우리의 개별성(우리가 누구이고, 어떻게 사회생활을 하며,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종교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는지 등)은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는 것보다 우리가 태어났을 때의 뇌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우리의 성격에 환경이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50%에서 성격과 조현병의 발병율이 일치하지만 나머지 50%는 다르다. 이러한 부분은 양극성장애, 알콜중독, 공황장애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분명히 우리의 뇌는 우리가 과거에 믿어왔던 것 보다 우리의 유전자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지만 유전자가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사는 동안의 경험, 특히 외상, 특히 어린 시절에 겪었던 외상은 우리의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앞으로 더 밝혀야 하는 것들은 이미 유전적으로 결정된 부분들이 환경에 대한 반응으로 어떻게 변화되는지에 대한 기전을 이해하는 것이며, 결론적으로는 유전과 환경 어느 한쪽에 전적으로 이유를 돌리는 것 보다는 유전과 환경이 우리에게 모두 작용한다는 관점에서 현재의 상태를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보스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강철민
Reference: The Neuroscience of Clinical Psychiatry(2019)